주말 아침이면 아이와 어디를 갈지, 차가 막히지는 않을지 부모님들은 늘 고민이 많습니다. 저 역시 얼마전까지 카시트에 아이를 황급히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바빴는데요. 최근 아동 심리학과 뇌과학 책들을 읽으면서, 영유아기 아이들에게는 빠르고 편안한 자가용보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타는 경험이 엄청난 두뇌 자극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말 하루는 과감히 차 키를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대중교통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할때는 아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갑니다. 아이와 함께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경험과 이것이 아이 뇌 발달에 좋은 이유를 나누어 봅니다.

편안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나들이를 선택한 이유
1. "버스 탈래!" 스스로 선택하며 자라는 전두엽의 힘
집을 나서기 전, 저는 아이에게 목적지만 알려주고 스스로 이동 수단을 결정하도록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오늘 어린이대공원에 갈 건데, 버스 타고 갈래? 지하철 타고 갈래?"
이러면 아이는 잠시 고민하고는 "버스 타고 갈래!"와 같이 자기 의사를 당차게 대답합니다.
어른들에게는 사소한 질문 같지만, 아이에게 이렇게 선택권을 주는 순간 뇌의 사령탑이라 불리는 '전두엽'이 아주 활발하게 자극을 받습니다. 부모가 정해놓은 스케줄대로 카시트에 묶여 수동적으로 이동하는 것과, 자신이 직접 수단을 '선택'하고 통제한다고 느끼는 것은 내적 동기와 주도성(자기결정성) 발달에 있어서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2. 살아있는 인지 발달 교재: 정류장 찾기부터 횡단보도 건너기까지
버스를 타겠다고 선택한 아이에게 제가 한 번 더 묻습니다.
"그럼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지?"
그러자 아이 입에서 "버스 정류장!"이라는 정답이 씩씩하게 나온답니다. "맞아, 엄마랑 아빠랑 버스 타러 정류장에 가자"며 함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온도와 소음이 완벽하게 통제된 조용한 자가용 안은 아이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반면 직접 걸어서 버스 정류장을 찾고, 덜컹거리는 버스의 승차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내려서 횡단보도 초록불을 기다려 건너는 모든 과정은 불편하지만 그 나름대로 다양한 자극의 경험이 됩니다. 버스 안내방송 소리, 카드를 찍는 '삑' 소리, 처음 보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대중교통의 모든 환경이 아이의 뇌 시냅스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교재이기 때문입니다.
3. 목적지 도착보다 빛나는 '이동하는 과정' 즐기기
어른들에게 이동 시간은 그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버려지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미 놀이와 배움이 시작됩니다.
오늘 버스를 타고 어린이대공원까지 가는 동안, 저는 아이를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스케줄 없이 느긋하게 아이의 걸음과 시선에 맞춰 길을 걸었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지나가는 커다란 트럭을 보며 환호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신호등 색깔을 이야기하는 이 모든 '이동 과정' 덕분에 아이의 얼굴에는 어느 때보다 호기심과 성취감이 가득했습니다.
결론: 이번 주말에는 아이에게 길 안내를 맡겨보세요
아이가 대중교통을 타며 칭얼거리거나 통제되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 저 역시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부모가 조금만 조급함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선택의 운전대를 넘겨준다면, 아이는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더 의젓하고 똑똑하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갑니다.
이번 주말에는 꽉 막힌 도로 위 자가용 대신, 아이에게 "오늘은 버스 탈까, 지하철 탈까?"라고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그 느릿느릿한 여정 자체가 아이의 뇌와 마음을 훌쩍 자라게 하는 가장 위대한 교육이니까요.